앞표지

이 책을 간단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이 책이 간단히 설명된다면, 레인보 셔벗은 근본적으로 실패했다고 말할 수도 있다.

우선, 레인보 셔벗은 출판사 겸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워크룸에 기생하는 기업, 민구홍 매뉴팩처링에 관한 책이다. 창설자 민구홍은 저술가이자 편집자이자 번역가이자 디자이너이자 소프트웨어 개발자인데, 직함 순서는 그때그때 달라진다. 민구홍 매뉴팩처링은 비디오 게임과 컴퓨터 소프트웨어에서 단편 소설과 음악 재생 목록까지 다양한 실용적, 공상적 제품을 내놓는다. 이처럼 다양한 제품에 일관된 주제는 자기 반영이다. 즉, 대부분 제품은 결국 ‘민구홍 매뉴팩처링’을 주제로 한다.

책은 다섯 장으로 구성된다. 첫 장은 책을 준비하며 생성된 이미지를 모두 모아 섬네일 패턴으로 제시한다. 둘째 장은 여러 필자가 쓴 민구홍 매뉴팩처링 제품 사용자 리뷰로 이루어진다. 앞 장에 선보였던 섬네일 이미지 일부는 이 장에 돌아와 제품 ‘프리뷰’ 이미지가 된다. 다음에는 레인보 셔벗 전시 전경이 나오고, 이어 로럴 슐스트의 민구홍 인터뷰가 뒤따른다. 제품 프리뷰와 참고 도판이 본문 중간중간 삽입되고, 각주는 다층적 구조를 띤다. 마지막으로, 첫 장에 제시됐던 섬네일 패턴이 확대된 크기로 반복되며 ‘제품 이미지’ 노릇을 한다. (아무튼 이 책은 전시회 연계 간행물이다.)

책 판형은 페이퍼백 소설을 연상시킨다. 표지 인물은 (강문식이 디자인한) 레인보 셔벗 전시 홍보 포스터에서 등장한 바 있는데, 여기서는 한국인 평균 얼굴 크기(정수리부터 턱 밑까지 길이인 23.6센티미터)에 맞춰 배치됐다. 그러므로 이 책은 가면으로 쓰일 수도 있다.

앞표지 제목과 문구는 민구홍 매뉴팩처링 전용 서체, 타임스 블랭크로 짜였다. 모든 글리프가 공백으로 처리된 폰트다. 표지 안쪽에는 영상 참고로 말씀드리면 각본이 적혀 있다.

앞표지 안쪽 면과 반표제지속장 펼친 면속장 펼친 면속장 펼친 면속장 펼친 면속장 펼친 면

뒤표지책등앞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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