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l Dining Tables

사진: 남기용

디자이너 K씨를 위한 이상적 다이닝 테이블디자이너 R‌씨를 위한 이상적 다이닝 테이블은 현대인의 생활 양식을 바탕으로 ‘이상적’인 식단을 구성하고, 그 식단을 음식물 모형의 형태로 구현해 맞춤 가구 형식으로 제시하는 작업이다. 실존 디자이너의 프로필을 바탕으로 제작하는 이 식탁은, 디자이너의 실제 생활에서 구현하거나 유지하기 어려운 이상적 식단을 상징적, 시각적으로 실현해 줄 것이다. 디자이너 소비자는 식탁에 이미 구현된 이상적 음식들 곁에 자신이 무계획적으로 준비한 음식을 놓고 먹으면서, 이상적 음식을 현실적 음식으로 오인하기도 하고, 현실적 음식을 이상적 음식으로 착각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자신의 태만과 무계획성을 반성할 수도 있고, 단지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음식 모형을 바라보면서 위안을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이상적 다이닝 테이블은 건강과 음식에 대한 현대인의 집착을 넌지시 지적하는 작업이지만, 더욱 실질적으로는 그러한 건강 담론이 제시하는 이상과 디자이너의 고단한 일상이 허락하는 현실 사이 간극을 조금이나마 좁히는 데 이바지하려는 작업이다. 또한 이 작업은 이케아로 대표되는 가정 공간의 기성품화를 극단화해, 음식을 먹기 위한 도구로서 가구 개념을 음식 자체에까지 확장한다.

[자주색 식탁:] K씨는 서울 거주 34세 남성 프리랜서 그래픽 디자이너다. 키 176센티미터, 체중 94킬로그램인 그는 육식을 즐기고 식탐이 강하다. 담배를 하루 평균 1갑 피우고, 술은 1주일에 1회 이상 마신다. 1회 평균 음주량은 소주 7잔이다. 운동은 전혀 하지 않는다. 주당 근무량은 66시간이고, 주로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조작하며 일한다. 시내 출퇴근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월수입은 일정치 않으나 평균 1백20‌만 원 선이고, 미혼으로 동거 가족은 없다. K씨의 표준 체중은 68.4킬로그램이고, 비만도는 137.4퍼센트로서 비만에 해당한다. K‌씨의 1‌일 적정 섭취 열량은 실제 체중(94)에 비만의 가벼운 활동 계수(25)를 곱한 2,350킬로칼로리이다.

[흰색 식탁:] R씨는 분당 거주 40세 여성 그래픽 디자이너다. 키 163센티미터, 체중 52킬로그램인 그는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으며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편이다. 담배는 피우지 않고, 술은 한 달에 2회가량 마신다. 1회 평균 음주량은 포도주 3잔 선이다. 1주일에 2회 헬스클럽에서 1‌시간씩 운동을 한다. 서울의 디자인 전문 회사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는 그는 주당 55시간 일하고, 주로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조작하거나 회의를 하며 업무 시간을 보낸다. 출퇴근은 자가용을 이용한다. 월수입은 3백만 원 선이고, 미혼으로 동거 가족은 없다. R씨의 표준 체중은 56.7킬로그램이고, 비만도는 91.7퍼센트로서 정상에 해당한다. R‌씨의 1‌일 적정 섭취 열량은 실제 체중(52)에 정상의 가벼운 활동 계수(30)를 곱한 1,560킬로칼로리이다.

(SMSM, 작품 설명, 인생 사용법 전시 도록 [서울: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재단, 2012년])

  • 식단 편성:
  • 김세원
  • 김혜련
  • 음식 모형 제작:
  • 정종길
  • 목공:
  • 유주열
Ideal Dining Table for the Designer Mr. K

사진: 남기용

Ideal Dining Table for the Designer Ms. R

사진: 남기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