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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설립된 송은문화재단은 다양한 사업을 통해 젊은 한국 미술가를 지원해 왔다. 우리는 재단과—’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간단히 ‘송은’으로 이름을 변경한—전시 공간이 헤어초크 드 뫼롱이 디자인한 새 건물로 자리를 옮기는 데 맞춰 새로운 시각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했다.

새 아이덴티티는 로마자 활자체 죄네 슈말 페트와 전용 대체 글리프, 새로 개발한 한글 활자체로 구성된 타이포그래피 시스템을 중심으로 구축됐다. 크리스 사워스비가 디자인해 클림 타이프 파운드리를 통해 출시한 죄네 슈말 페트는 벽돌처럼 강인한 글자 형태를 통해 자신감 넘치는 인상을 준다. 30여 년 역사를 자랑하는 송은에 어울리는 인상이다. 각진 대체 글리프 ‘M’, ‘O’, ‘U’, ‘W’는 새 건축물의 급진적인 기하학적 형태를 반영하는 한편, 송은의 새로운 목소리에 독특한 개성을 부여한다.

죄네 슈말 페트와 함께 사용할 전용 한글 활자체는 윤민구에게 의뢰해 제작했다. 굵고 좁은 글자 형태는 라틴 활자체와 좋은 짝을 이루는 한편, 한글 타이포그래피 전반에도 새로운 어휘를 더해 준다.

새 송은의 두 차례 개관전 중 첫 번째 전시회를 알리는 홍보물은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선명하게 보여 준다. 제목이 시사하듯, 『헤어초크 드 뫼롱—송은 아트 스페이스 탐구』는 송은의 새 건물과 건축가에 관한 전시였다. 초대장 앞면은 건물 형태를 연상시키는 사선으로 재단되어 안에 끼워진, 건물의 세부를 보여 주는 기념 엽서를 일부 드러낸다. 마분지로 제작된 봉투 역시 이와 유사하게 모서리가 잘려 내용물을 노출한다. 봉투 겉면에 쓰인 은박은 건물의 특징적인 실내 표면 마감을 연상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