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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보편성에 관한 메모다. 한국 대중음악의 뿌리를 추적하다 보면, 19세기 말~20세기 초 서양 민요에 한국어 노랫말을 붙여 불리던 노래들을 찾을 수 있다. 미국 노래 「오 마이 달링, 클레멘타인」을 개사한 「심청가」도 그중 하나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주시경 등 몇몇 한글 학자들은 한글 자모를 음절로 모아 쓰지 않고 한 줄로 풀어 쓰는 표기 방식을 실험했다. 이런 ‘풀어쓰기’ 한글은 언뜻 로마자나 키릴 문자 같은 인상을 주기도 했다. 우리는 한국 근대 문화의 원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혼성의 예에서, 현대 케이팝이 지니는 보편적 매력의 근원에 관해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