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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암시하듯, 1/4은 네덜란드의 미술 공간 퀸스트하위스 SYB가 네 호 한정 발행한 저널의 첫 호다. 주제는 ‘방향 감각’으로, 외딴 마을에 있는 미술관의 지리적 위치를 반영한다. 판형과 본문, 분량 등은 이미 정해진 상태였지만, 새로운 텍스트나 이미지 등 내용을 더할 여지는 있었다.

우리는 한국과 SYB 사이의 지리적 거리를 출발점으로 삼았다. 편집자들에게 SYB의 위치와 주변 환경, 건물 외관 등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고, 각 설명과 엉뚱하게 들어맞는 곳을 서울 주변에서 찾아 촬영한 다음, 지면에 이미지와 캡션처럼 결합했다. (예컨대 “퀸스트하위스 SYB 정면에는 창문이 두 개 있다. 출입구는 왼쪽에 있다”는 텍스트 아래에는 정면에 창문이 두 개 있고 왼쪽에 출입문이 달린 경기도의 작은 임시 건물 사진이 있다.) 그곳과 이곳의 지리적 거리를 텍스트와 이미지의 개념적 차이로 변환한 셈이다. 해당 페이지는 위아래를 뒤집어 본문 중간중간 분산 배치했고, 그럼으로써 방향 감각을 더욱 혼란스럽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