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선댄스 영화제

    아이덴티티

  • 2024년

40년 역사를 지닌 선댄스 영화제는 규모와 명망을 자랑하는 미국의 독립 영화제다. 우리는 2025년 영화제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개발했다.

과제는 2023년에 도입된 기본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바탕으로 2025년 행사의 고유한 시각 언어를 창출하는 일이었다. 선댄스처럼 국제적인 예술 행사가 독특한 자연 경관으로 유명한 유타주의 소도시 파크 시티에서 열린다는 사실은 괄목할 만하다. 이런 장소성을 강조하려고, 우리는—선댄스 영화제 기본 아이덴티티 시스템에 포함된 활자체—모뉴먼트 그로테스크 모노에 구름, 산, 건물, 호수 등 경관 구성 요소처럼 생긴 밑줄을 더한 전용 글리프 세트를 제작했다. ‘선댄스케이프’라는 별칭이 붙은 이 글리프로 짠 글귀는 무엇이든 저절로 영화제의 자연환경을 떠올리게 되리라는 생각이었다. 만화처럼 다소 장난스러운 밑줄 형태와 불규칙한 질감은 천진한 인상을 주기도 하는데, 이는 독립 영화제의 호기심 어린 감수성을 반영한다.

선댄스케이프는 언뜻 불규칙한 얼룩처럼 보이는 그래픽 패턴과 중첩되곤 한다. 코언 형제의 「블러드 심플」(1984년)에 등장하는 댄 헤다야의 사무실 창밖 풍경에서 따온 조각, 커트니 헌트의 「프로즌 리버」(2008년)에 등장하는 광대한 얼음 강 표면 일부 등 지난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 스틸에서 추출한 배경 요소를 통해 장소와 맥락이라는 주제를 확장하는 그래픽 요소다. 크게 확대해 추상화한 이들 패턴은 유타주의 독특한 지형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눈 덮인 1월의 파크 시티 거리에서 다양한 적용 매체가 눈에 띄게 하려면 폭넓은 색채 팔레트가 필요했다. 우리는 먼저 기본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바탕으로 기본 원색 4색을 정하고, 이들을 부드럽게 완화해 봄에 대한 기대를 표현하는 파스텔 색조 응용 색 4색을 개발했다. 이들의 중첩 효과로 자연스럽게 삼차색이 파생되며 팔레트 전체가 풍성해졌다.

선댄스 재단 크리에이티브 팀은 우리가 개발한 시스템을 훌륭히 구현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의 초소형 시각 디자인 스튜디오와 국제적인 단체가 대양과 시차를 가로지르며 벌인 협업 사례를 흥미롭게 제시한다. 디자이너의 사적인 접근법과 위험을 무릅쓰는 의뢰처의 복잡한 요구가 만나 결과적으로 양편 모두의 기대를 뛰어넘은 파트너십의 사례다.

  • 상품 디자인:
  • 선댄스 재단 크리에이티브 팀

 

사진 제공: 선댄스 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