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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공공 디자인’ 선언문

우리는 공공 디자인에 전혀 관심이 없다. 공공 디자인은 불가능하거나 무의미하다. ‘공공’을 디자인할 수는 없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두루 쓰는 물건이라는 뜻에서 ‘공공’은 공공 디자인이 출현하기 전에도 얼마든지 디자인되고 생산되어 쓰였다. 어쩌면 공공 디자인은 대상이 아니라 가치와 연관된 말인지도 모르겠다. 뭔가를 ‘공공성 있게’ 디자인한다는 건 대충 ‘진정성 있게’, ‘착하게’, ‘인간을 위해’ 디자인한다는 말 같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디자인이 공공은커녕 인간도 아니라 물건을 위해, 오로지 물건을 위해 하는 일이라고 믿으므로, 공공 디자인처럼 인간적 가치가 짙게 밴 활동에는 관심을 둘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이런 전시회에는 애초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인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공공 디자인에 관심 없다는 사실을 알리기가 어려워지므로, 우리는 적극적 무관심을 알리는 표지 또는 무관심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표지를 출품한다.

크레디트

    전시

  • 『새 공공 디자인 2017—안녕, 낯선 사람』. 문화역서울284,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