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남기용

2025년 문을 닫기까지 25년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사미술공간(인미공)은 실험적 예술 연구와 실천을 위한 온실로 기능했다. 2007년 인미공의 그래픽 아이덴티티를 디자인했던 우리는 폐관을 앞둔 인미공의 마지막 전시회에 참여했다.

18년간 꾸준히 사용되면서 공간의 정체성을 표상한 인미공 아이덴티티는 이제 주인 없는 목소리, 실체 없는 표상이 될 처지가 되고 말았다. 「********* ****** 시각 표시물 아이덴티티 매뉴얼」은 인미공의 아이덴티티 시스템을 개방해 어떤 개인이나 단체든 재사용할 수 있는 공용어로 환원한다. 작품은 우리가 2007년에 제작한 문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사미술공간 시각 표시물 아이덴티티 매뉴얼」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인사미술공간’ ‘인미공’ 등 본래 주인의 고유성과 연관된 이름과 정보를 죄다 잘라 낸 지면들을 보여 준다. 주체가 사라지고 남은 빈 구멍들은 새로운 미래를 상상하며 엿볼 수 있는 창문이 된다.

Insa Art Space: Ident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