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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주최 서울광장 임시 설치 공공 미술 프로젝트 ‘오늘’의 작품으로 제안한 개념이다. 본선에는 진출했으나 시민 투표에서 결국 탈락하고 말았다.

설문 조사는 여러 쟁점에 대해 동료 시민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다. 정책 수립에 요긴하게 쓰이는 민주주의 도구이기도 하다. 그리고 설문 조사는 관객 참여 예술 시스템으로도 쓰일 수 있다.

찬성 / 반대 / 모름은 단일 오브제가 아니라 웹사이트와 SNS, 퍼포먼스 등을 포함하는 프로젝트이자 꾸준히 업데이트되는 프로그램이다. 서울광장에 설치되는 조형물은 그 프로그램의 가시적, 상징적 장치다.

일제 강점기 3·1 운동에서부터 최근 촛불 시위에 이르기까지, 서울 광장은 시민이 자발적으로 모여 의사를 표출하는 공간이었다. 시민 참여를 통해 완성되고 변형되는 찬성 / 반대 / 모름은 민주적 공론장인 대상지의 사회적, 역사적 의미를 반영한다.

시민은 특별히 제작된 프로젝트 웹사이트를 통해 설문에 참여한다. 설문 주제는 사회·정치적 제안에서부터 상상을 자극하는 시적 질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구성된다. 조사 결과는 서울광장에 설치된 깃발에 반영된다. 각각 긍정, 부정, 중립을 뜻하는 세 가지 깃발은 여론의 향방에 따라 다른 높이로 게양된다. 깃발은 먼 거리까지 신호를 알리는 전통적 기능을 수행하지만, 또한 바람에 흩날리는 형태는 여론의 동향을 상징하기도 한다.

설문은 매주 바뀐다. 설문 주제는 매번 다른 필자를 초빙해 정한다.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필진은 설문 주제와 함께 연관된 에세이를 웹사이트에 게재한다. 설문 조사 결과는 웹사이트에 실시간으로 반영되고, 깃발에는 하루에 한 차례 반영된다. 매일 아침 긍정, 부정, 중립을 담당하는 세 퍼포머가 서울광장에 모여 그날의 데이터에 맞는 높이로 깃발을 올린다.

(찬성/반대/모름 제안서, 201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