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의 조경』은 화장품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문화적 성취를 다루는 총서의 두 번째 작품으로, 한국 미용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에서 수행한 주요 조경 프로젝트를 깊이 파헤친다. 책의 디자인은 2018년에 우리가 『아모레퍼시픽의 건축』에서 정립한 형식을 이어간다. 지난 책의 판형, 장정, 분위기와 덧표지의 그래픽은 모두 총서 출간 계획이 없는 상태에서 아모레퍼시픽 본사 개관을 기념해 출판된 단행본에 맞춰 결정됐다. 총서 계획이 필요해지면서, 이미 적용된—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디자인한 본사 건축을 반영하는— 디자인 요소를 어떻게 유연한 시스템으로 변환하느냐 하는 과제가 생겼다.

우리는 본사 건축물 표면의 시각적 효과를 모방하려고 선을 활용해 개발한 덧표지 그래픽을 계승하되 새로운 주제에 맞춰 변용하기로 했다. 건축이 예리한 수직선이라면 조경은 유기적인 수평선으로 표현한다는 발상이었다. 같은 선들이 권마다 주제에 따라 다른 형태로 변형되고 배열될 수 있을 것이다.

지면 디자인은 출간될 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결론지었지만, 조경과 건축이 서로 밀접히 연관된 분야임을 고려해, 이 책의 타이포그래피 구조는 전작을 반영하게 했다. 그렇지만 본문 활자체는 아모레퍼시픽의 고유 서체인 아리따에서 아리따 부리로 바꿨고, 좌측 정렬 대신 좌우 정렬 방식으로 조판했다. 수직선을 수평선으로 바꾼 덧표지 디자인 발상에 조응하도록, 면주와 쪽 번호도 90도 돌려 수직으로 배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