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깃발은 지구 언어의 불협 화음 같은 풍경을 묘사한다. 백색 소음처럼 보이는 이미지는 145개 언어로 ‘지금’을 뜻하는 말(스페인어 ‘ahora’에서 중국어 ‘现在’까지, 아프리카어 ‘nou’에서 줄루어 ‘manje’까지)을 하나로 모아 겹치고 중첩 영역을 표시한 것이다. 개념이자 단어로서 ‘지금’은 화자와 시간의 밀접하고 구체적인 관계를 시사하지만, 특정 맥락 바깥에서는 의미가 모호해진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우리 인간이 구체적이면서도 일시적으로 역사를 점유하는 방식을 잘 보여 주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 의뢰인/의뢰처:
- 오선영